해인사 법보전,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국보로
문화재청에서 해인사 법보전과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을 국보로 승격시키기로 한 모양.
이 불상들은 쌍둥이라고 할 만큼 꼭 같다.
발견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조선시대에 넣은 복장유물들도 있어 연구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복장유물은 1490년(성종 21) 해인사 비로전을 대대적으로 수리할 때 넣은 것이다. 수리 당시는 비로전이었고, 대대적 보수 이후 대적광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어느 쪽이든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殿閣)이라는 뜻은 같다.
1490년 수리 당시 비로전의 대들보 위에서 9세기 후반의 신라시대 토지매매 문권 43건이 발견되었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매개(梅溪) 조위(曺偉)의 「서해인사전권후(書海印寺田卷後)」라는 글을 통해 편린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 분석은 하일식, 1997 「해인사전권과 묘길상탑기」『역사와 현실』 24에 자세하다.
아울러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나온 상형토기들도 지정될 모양이다.
문화재청 보도자료의 해당 부분을 옮긴다.
----------------------------------------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및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등 2건에 대하여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하고,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등 삼국시대 도기(陶器), 조선 시대 불화, 고려에서 조선 시대 전적 등 총 7건에 대하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 복장유물 : 불상 제작을 완성할 때 몸체 안에 넣는 유물로서, 부처를 상징하는 후령통, 각종 보석류, 직물, 곡식류, 불경 등을 통틀어 말함
2012년 보물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法寶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大寂光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은 각각 합천 해인사의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모셔졌으나 지금은 ‘대비로전(大毘盧殿)’에 함께 안치되어 있다.
*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 : ‘화엄경(華嚴經)’의 교주로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광명(光明)의 부처. 보통 두 다리를 꼬고 앉아 오른 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지권인(智拳印) 수인(手印, 부처나 보살의 존명을 알려주는 손 모양)을 하고 있음
이 두 불상의 제작 시기는 불상의 조각양식과 지정조사 과정에서 실시한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하면 통일신라 9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인사가 802년 창건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이 해인사 창건시기와 머지않은 시점에 조성되었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서 그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점을 말해 준다.
해인사 법보전과 대작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뛰어난 조각기법을 보여준다. 비로자나 부처의 수인(手印)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표현,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주름 등은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조각의 완성도가 높다.
불상과 더불어 복장유물 또한 한국불교사,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이다. 해인사는 1489년에서 1490년 동안 조선왕실의 후원을 받은 당대 최고의 고승(高僧) 학조대사(學祖大師, 15세기)에 의해 중창(重創)되었으며, 복장유물에는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 동안 이루어진 불상의 중수과정에서 추가로 납입된 전적류와 각종 직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 학조대사 : 조선 전기 금강산 유점사(楡岾寺), 가야산 해인사 중창을 일으킨 승려. 학덕이 뛰어난 당대의 이름난 승려로, 여러 고승들과 함께 여러 불경을 번역해 간행함. 세조임금의 총애를 받아 전국의 사찰에 많은 불사를 일으킴. 특히 1488~1490년 동안 인수대비의 명을 받아 해인사 대장경판당을 중수해 해인사와 인연이 깊은 인물
* 중창(重創) : 낡은 건물을 헐거나 고쳐서 다시 새롭게 지음
* 중수(重修) : 훼손되거나 낡은 건물이나 물품 등을 다시 수리함
* 전적(典籍) : 서책이나 고문서 등을 아우르는 말
특히 1490년 불상을 중수하면서 납입한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 발원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아 왔으며, 특히 완벽하게 보존된 후령통(候鈴筒)을 통해 16세기 『조상경(造像經)』이 간행되기 이전에 복장물의 종류와 안립(安立) 절차가 이미 정립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 후령통(侯鈴筒) : 복장을 넣은 통. 불상이나 불화를 조성할 때 함께 넣은 금, 은, 칠보(七寶) 등 보석류와 오곡(五穀), 직물 등을 복장(腹藏)이라고 하며, 후령통은 이 복장을 넣은 통을 말함. 사람의 심장과 같이 불상과 불화의 생명력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성물(聖物)
* 조상경(造像經) : 불복장(佛腹藏)에 쓰이는 물목의 종류와 색깔, 방위, 위치, 의식의 순서와 방식 등 복장의식의 총체적인 정보를 담은 의식집으로, 조선 16세기 경에 간행되었음
* 안립(安立) : 복장유물을 넣는 일, 절차
이처럼 해인사 법보전 및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으로서, 조성 당시부터 현재까지 해인사의 중요한 예배대상으로 지속되고 있다. ▲ 802년 해인사 창건의 역사와 오래되지 않은 9세기 유물이라는 점, ▲ 당시 해인사의 화엄사상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복장유물 역시 고려에서 조선 초기 까지 납입된 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통해 ▲ 불상의 중수 내력 및 불교사적인 특성, ▲ 해인사와 조선왕실과의 관련성, ▲ 복장유물의 안립 방식 등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뛰어난 학술적인 가치가 인정된다.
* 물목(物目): 물품의 목록
이러한 사유로 해인사 법보전과 대적광전의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은 뛰어난 조형성과 역사성은 물론 종교적으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우수한 불상이며, 불교사적 의의가 큰 복장유물과 함께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대상은 총 7건으로, 고고유물이 1점, 불교회화가 1점, 불교전적 5점이다.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咸安 末伊山 四十五號墳 出土 象形陶器 一括)」은 집모양 도기 2점, 사슴모양 뿔잔 1점, 배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총 5점으로 구성된 일괄 출토품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이렇게 여러 점의 상형도기가 한 벌을 이뤄 출토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의가 큰 유물이다.
* 도기(陶器) : 진흙으로 빚은 그릇이나 조형물을 일정한 고온으로 구워 흙속의 광물질이 자연적으로 유약처럼 흘러내려 토기보다 단단한 형태로 만들어진 자기(磁器)의 일종
각각의 도기는 형태와 제작 기법 등에서 가야인들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 집모양 도기와 배모양 도기의 경우 형태와 구조적 측면에서 실제 당시에 존재했던 창고와 배를 그대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당시의 가옥구조와 선박 등에 대한 시설물을 복원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사슴모양 뿔잔과 등잔모양 도기는 유물이 지닌 조형예술의 특성이 독특할 뿐 아니라 아라가야 고유의 불꽃모양 투창(透窓)이 표현되는 등 독창적인 생각과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이들 상형도기류는 5세기 전반 경 아라가야 지배계층의 문화적 속성을 신라 및 다른 지역 가야와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 투창(透窓) : 뚫린 창문
* 아라가야 : 금관가야(김해)․대가야(고령)․소가야(고성)․성산가야(성주)․고령가야(상주) 등으로 구성된 가야연맹체 중 하나. 삼국시대 한반도 남서부 지역의 중심세력으로, 지금의 경상남도 함안 부근에 있었음. 562년 신라에 흡수됨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은 고고학적 출토지가 분명하고 일괄 유물로서 성격이 명확하며, 보존상태도 우수하다는 점에 비추어 학술적 의미가 매우 크므로 보물로 지정해 삼국시대 고분문화의 가치를 알리기에 충분하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설명은 생략)
----------------------------------------
아래는 더 많은 사진이 담긴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