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6일.
추석 연휴로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갔다고 생각하고. 날은 좀 더웠지만 강화도 쪽은 바다가 가까워서 28˚라는 예보를 믿고 돈대 몇 군데를 돌아보기로 했다.
출발할 때는 여러 군데를 둘러보려 했는데, 막상 동막 해안까지 가서 칼국수로 점심을 먹으려고 내리니 푹푹 찐다.
그래서 결국 분오리, 북일곶, 장곶 3군데를 목표로 삼아서 제일 마지막에 들런 장곶돈대(長串墩臺).
돈대는 조선후기에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강화도에 53군데에 설치하였다. 墩은 흙이나 돌로 둥글게 쌓은 담장, 또는 뭉툭하게 쌓은 무더기. 臺는 야트막한 둔덕, 또는 그런 둔덕에 만든 평평한 마루를 가진 건물에 쓰이는 글자이다.
결국 강화도의 돈대란 요즘 말로 하자면 작은 초소 또는 진지 정도에 해당한다.
방어를 위한 것이니, 바다로부터 접근하는 적의 예상 침입로를 막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야 했다. 그러다보니 지금도 해병대의 해안 근무지가 된 경우가 많다.
장곶돈대는 장화리 쪽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쭉 올라가다가, 동쪽으로 급히 꺾이는 돌출된 곳에 있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비포장길을 200m 좀 넘게 올라가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나온다. 초소 부근이긴 하지만 민간이 출입은 자유롭다.
장곶돈대로 들어가는 입구. 이 앞에 승용차 서너대 정도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다. 바다쪽으로 보이는 건물 지붕은 군사시설.
장곶돈대는 1679년(숙종 5)에 설치하였다. 강화 53군데 돈대들은 하나하나 독립된 것이 아니라 군데 군데 중심되는 진(鎭)이나 보(堡)에 속해 있었다. 장곶돈대는 가까운 북일곶돈, 미곶돈(미루지돈대)과 함께 장곶보가 관할하는 돈대였다.
전체 모양은 둥글다. 둘레가 약 95m, 높이는 밖에서 보면 3m 안팎이지만 안에서는 1m보다 조금 높은 정도이다.
16mm 광곽으로 담았는데도 이렇게 절반 가량 밖에 시야에 안들어온다. 멀리 문(門)처럼 생긴 것은 바다를 향해 내놓은 포구(砲口)이다. 장곶돈대에는 이런 포구 4개가 만들어져 있다.
▼ 출입구 바로 위에서 서해바다 쪽을 바라본 모습. 원래는 성벽 위에 여장(女墻)도 설치되었겠지만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지금 남은 성벽도 강화군에서 오래전부터 순차적으로 정비한 결과이다.
날은 좀 더웠지만 바람이 약간씩 불고, 하늘에 뜬 구름이 보기 좋은 날이었다.
위의 사진까지 메인 카메라로 찍은 것.
아래는 서버용으로 산 소니 A6000에 16-70z로 찍은 것. 아직 내가 소니 프로그램에 익숙치 않아서 색감이 가지가지이다.
아래 두 사진은 같은 앵글로 찍은 것인데, 뒤의 것이 HDR 기능을 사용해본 것이다. 이 기능은 매우 흡족하다. 흔들림 없이 찍으려고 신경만 쓰면, 이렇게 명부를 조금 더 선명하게 해주면서, 암부는 조금더 밝게 카메라 자체가 합성해준다.
▲ 그냥 찍은 것
▼ HDR 레벨 4 정도로 찍은 것. 왼쪽의 성벽 내부면이 볼 만하게 나왔고, 하늘의 구름도 디테일이 더 살아 있다.
명절 앞이라 사람이 거의 없을 줄 알았더니, 군데 군데 낚시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끼리 답사하러 온 사람들, 커플들이 제법 띄었다.
이상하게 파노라마는 찍으려면 계속 실패했다. 너무 빠르다는 둥, 방향을 벗어났다는 둥... 문제가 있는 것인지 센터에 한 번 가볼 필요가 있을 듯.
A6000으로 찍은 동영상은 제법 깨끗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