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7일(토)
경순왕릉을 들런 다음에 찾아간 호로고루성. 경순왕릉에서 자동차로 1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에 있다.
호로고루성은 한국토지박물관에서 여러 차례 발굴하여 흥미로운 유물들이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성 내부의 집수(集水)시설도 확인된 유적이다. 무엇보다도 남한의 고구려 유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이잔미성과 호로고루는 마주보고 있다. 이잔미성은 앝은 구릉 위에 쌓은 것이고, 호로고루는 주상절리대의 절벽 위에 쌓은 보루(堡壘) 정도로 작은 규모이다.
(경기도박물관, 2005 『고구려유적의 보고 경기도』, p.78)
이렇게 삼각형 모양으로 된 절벽 위에 양쪽으로 강물이 흐르고, 동쪽 면에 석축 성벽을 쌓아 요새를 구축했다. 주변의 은대리성, 당포성 등이 모두 이런 입지를 갖춘 삼각형이다.
성벽의 전체 둘레는 401m이다. 석축이 남아 있는 동벽은 90m 가량 된다.
(위의 책, p.82)
동쪽 성벽 밖에서 바라본 모습. 발굴이 끝난 뒤에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나무계단과 전망대를 설치했다.
한국전쟁 이후 군부대가 사용하면서 성벽 위에 참호를 설치하고, 더러 많이 훼손된 것을 발굴한 뒤에 치(稚)를 확인하여 복원한 모습이다.
동벽 가까이 다가간 모습. 성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이곳이 유일하다. 왼쪽은 가파른 절벽이다.
출입구 쪽에서 동쪽 성벽과 치를 바라본 모습. 이 날은 구름이 좋아서 사진이 괜찮게 나왔다.
성안으로 들어와서 바깥쪽으로 뒤돌아본 모습.
동벽 위에 서서 임진강 쪽을 바라본 모습. 왼쪽이 성 밖이고 오른쪽이 성 안이다.
발굴을 통해 많은 고구려 토기와 기와들이 발견되었다. 4세기 말 무렵부터 간단한 목책 등으로 요새를 만들었다가, 고구려가 남쪽으로 진출하면서 성벽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요새를 운영했으리라 짐작한다.
성벽은 흙으로 판축(版築)한 기초 위에 주변에서 흔한 현무암을 다듬어서 석축으로 쌓아올렸다. 그리고 고구려성에 전형적으로 보이듯이 아랫쪽을 조금식 뒤로 물려쌓아서 계단식으로 만든 '퇴물림공법'을 적용하였다.
호로고루성은 7세기 무렵까지 고구려 영토로 관리되다가, 삼국통일 이후에는 신라가 잠시 운영했으리라 짐작한다.
'상고(相鼓)'라는 글자가 적힌 도제(陶製) 북의 파편이 출토되기도 했고.
< 경기 연천서 글자 적힌 고구려 북 최초 발견 > (YTN, 2009. 6. 22.)
성 내부의 모습. 사진에서 왼쪽 가운데에 말뚝을 박고 간단한 펜스를 친 곳이 발굴 당시에 저수지설을 확인한 자리이다. 당시의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 아래.
< 고구려 대형 집수시설·목재구조물 발견 > (YTN, 2011. 10. 18.)
고구려군의 지하 저장시설에서 많은 동물뼈와 곡식이 출토했다는 소식.
< 경기 연천 호로고루서 고구려군 지하 보급창 확인 > (경향, 2007. 10. 31.)
< 고구려성곽 동물뼈 다량 확인 > (연합, 2007. 10. 31.)
남쪽 성벽 위에서 임진강을 바라본 풍경.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온 뒤라서 하늘도 맑고, 적당히 강물도 잘 흘러서 좋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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