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3일. 앞과 마찬가지로 울릉도에 도착한 날 오후.
현포 고분을 보고, 아직 햇살이 많이 남아 있어서 "경치 좋다"는 태하 해변을 돌아보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다.
현포에서 버스를 타고 잠깐 가면 태하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보이는 성하신당(聖霞神堂). 바닷가에 흔히 보이는 신당이지만, 여기에는 특별한 유래가 있다고 한다.
안무사 김인우 등은 실제 기록상에 나오는 인물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울릉도에 사는 주민이 있으면 되도록 육지에 나와 살도록 권하는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조정에서 파견한 사람이 김인우이다.
그러나 여기 적혀 있는 이야기는 그냥 현지에 전해오는 이야기일 뿐,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에 별로 신빙성을 두지 않는 체질이다. 특히 요즘은 지방 곳곳에 가면 인터넷 시대에 들어선 이후로 새로 만들어진 전설들이 방문객들에게 그럴 듯하게 전달되는 경우도 곧잘 본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이런 전설을 따라 신당 안에는 이런 신상을 모셔놓은 곳이 성하신당이다.
태하 해변은 경치가 좋은 곳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을 위한 모노레일도 설치해두었고.
우리도 계획을 세울 때, 거기가서 모노레일도 한 번 타보자고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관광객도 거의 없고(우리 일행에다가, 해변을 둘러볼 동안 서너 명 정도를 만난 것이 고작), <수리중>이라는 팻말만...
모노레일 있는 곳을 지나면 <황토굴>이 나온다.
울릉도는 화산섬이고, 해안은 대부분 침식해안이다. 바닷물에 침식되어서 이런 황토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손톱으로 살짝 긁어보면 완전히 바위처럼 굳지 않아서 흙이 묻어나온다. 찰진 흙이 없는 섬이라서 토기 만들 흙조차 부족한 상황이니, 이런 식으로 층위가 잘 남은 곳은 눈길을 끌 만하다.
그리 깊은 동굴은 아닌데 크기를 가늠하자고, 누군가 세워둔 승용차를 일부러 엥글 속에 넣었다. 우리가 해안 반 바퀴를 돌아보고 오니, 이 차는 떠나고 없었다.
황토굴을 지나면, 해안 일대를 산책하기 좋게 길을 내놓았다. 가파른 곳에는 골벵이 모양의 계단을 만들어 걷기 편하게 했고, 바닷가 바위 위에도 길을 잘 내었다. 산책 중에 돌아다본 태하마을과 모노레일.
봄에는 시계가 그닥 맑지 않다. 조금만 멀어도 뿌옇게... 사진이 깔끔하지 않다. 가을이면 좀 나으려나...
이런 정도면 동해안이나 남해안 여느 바닷가와 별 다르지 않다. 다만 오랜만에 해안을 거닐어보는 기분은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할 것.
* 싸이 내 블로그의 글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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