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간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적이 없다.
주위에서 다들 목간을 이용하여 이런저런 논의들을 할 때, 검토할 시간을 미루어두고 있었다고 할까... 게으른 탓도 있고. 여러 가지 미심쩍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두세 개의 목간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용이 분명한 경우에 한정했었다.
그런데 오늘, 가장 많은 목간이 나온 함안 성산산성에 대해 새로운 검토결과가 나온 듯.
직접 발굴을 관장하는 가야문화재연구소 소장의 언급이니 더욱 파격적일 수밖에 없고. 이런 용기는 사실을 엄격하게 다루려는 자세에서 나온 것이니 존중받아야 한다.
물론 그의 결론이 썩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흥미로운 발표내용임.
< “성산산성 출토 목간은 산성과 무관…쓰레기더미서 퍼온 것” > (한겨레, 15. 1. 13.)
한국목간학회에서 내려받은 발표문
이주헌 - 함안 성산산성 부엽층과 출토유물의 검토.pdf
그러나 나는,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목간들이 산성과 무관하다는 이야기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이 목간들이 10리나 100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옮겨와서 골짜기를 메운 것이 아닐 바에야, 어떤 식으로든 성산산성을 중심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주위에 폐기한 것을 퍼서 담아 옮긴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와 다른 입체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살펴야 할 과제가 던져진 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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