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
전쟁이란 것이 늘 그렇지만, 참혹한 살륙의 과정에서 반인간적인 행위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인간은 사후에나 죄책감을 느끼고, 교훈을 얻으려 한다. 사후에라도 그럴 수 있다면 다행이다.
베트남전에서도 한국군에 의한 양민 학살이 더러 있었다.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게릴라와 양민을 구별하기 여러운 상황에서 불의에 일어난 일도 있고, 전우의 죽음에 흥분한 군인들이 마을 전체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년에 사용될 고교 한국사 교과서 중에는 이 사실을 짧게 서술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방송토론에서 주진오 교수의 반대토론자가 이를 거론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비난한 모양이다. 무지에서든 인정하고 싶지 않든... 있는 사실을 없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들먹이는 자가 할 일이 아니다. 진실은 불편하더라도 진실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때 완곡하게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그 때 박근혜 의원은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사실을 들이대어도 사실로 인정이 안되는 것...
그랬더니 주진오 교수 학교까지 쳐들어온 고엽제 전우회.
대학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 모양이다. 참, 기막힌 현실이다.
(주진오 교수가 한겨레에 제공한 사진)
< “우리가 베트남 양민학살자냐”…고엽제전우회, 주진오 교수 찾아와 소동 > (한겨레, 13. 9. 24.)
양민학살이 있었다고 해도, 이제와서 참전군인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전쟁의 참상, 그리고 휴머니즘에 입각한 교훈을 가르쳐야 한다. 중국이 일본에게 남경학살을 인정하라든가, 우리가 종군 위안부에 국가와 군이 개입했음을 역사에 쓰라고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본 청소년에게 교훈을 가르치고 휴머니즘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무슨 대단한 물질적 보상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사후의 교훈이라도 얻어야 그게 인간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는 미군이 뿌린 고엽제로 고통받는 참전 군인들에게는 마땅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조치를 부분적이나마 실질적으로 한 것도, 그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과거 민주정권이었다. 아이러니가 아닌가?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자들이 너무 많다. 눈으로 보이는 것인데도 말이다.
< 그들이 세운 ‘증오비’를 아십니까 > (한겨레, 13. 7. 7.)
< 참전기념비와 위령비, 그리고 부끄러움 > (한홍구, 한겨레, 13. 3. 16.)
< 맹목적 신념의 덫, 그들만의 문제일까요 > (한겨레, 13. 9. 9.)
관련 기사들을 계속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래.
< 베트남전 한국군 학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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