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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답사기/풍경,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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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구산리 삼층석탑 거의 20년 전에, 한겨울 눈이 채 녹지 않았을 때 이곳을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울진에 가서 봉평비를 보고, 하루를 묵었던가... 그런 다음날에 지도상에서 구산리석탑을 보고서는 "한 번 가보자"고 길을 나섰는데. 당시에 아반테를 몰고서는, 네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라. 10만분의 지도책을 조수석을 차지한 사람이 봐가면서 운전했는데. 결론은, 그 때는 가보지를 못했다. 제법 험한 비포장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가던 중, 눈이 녹지 않아 빙판이 된 곳이 여러 군데 있었고. 결국 "겨울철에 만용을 부리지 말자"며 돌아섰고. 이번에 가 보고서는 "그 때 중간에 돌아오길 잘했다. 강행했더라면 위험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으나 여전히 좁은 길이고. 중간에 도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
삼국유사의 하서지촌, 나아 경주에서 감은사지, 대왕암 쪽으로 가서. 다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하서항'이라는 작은 어항(魚港)이 있다. 행정구역으로 '하서리(下西里)'이다. 하서천이라는 개천이 서쪽 산에서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남북쪽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여기가 『삼국유사』에 나오는 하서지촌이다. 지도로 보면 이렇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6부의 하나인 한기부와 함께 상서지촌, 하서지촌, 내아가 나온다. 신라 시조 혁거세왕(新羅 始祖 赫居世王) 진한 땅에는 옛날 여섯 마을(六村)이 있었다. ... 5는 금산 가리촌(金山 加里村)[ 지금의 금강산(金剛山) 백률사(栢栗寺) 북쪽 산이다. ]이니, 마을 어른은 지타(祗沱)[ 只他라고도 쓴다. ]라고 하여 처음에 명활산(明活山)에 내려왔다. 이가 한기부(漢歧部) 또는 한기부(韓..
포항 오어사, 원효암 2021년 7월 12일. 경주에 계신 원로 선생님과 함께 포항 오어사에 갔다. 날은 무더웠지만, 오어사는 거의 15년만이라 새삼스런 기분으로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오어사(吾魚寺)는 원효가 동시대의 승려 혜공이 머물던 곳이다. 햬공과 원효에 관련된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석 혜공(釋惠空)은 천진공(天眞公) 집의 고용살이하는 노파의 아들로 어렸을 때의 이름은 우조(憂助)[대개 방언인 듯하다]이다. 공이 일찍이 종기로 거의 죽음에 임박하자 병문안하는 사람이 길을 메웠다. 우조는 나이 7살로서 그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집에 무슨 일이 있어 손님이 많습니까?” 어머니가 말하기를 “주인이 심한 병이 나서 장차 돌아가시려 한다. 너는 어찌 몰랐느냐?”라고 하였다.우조가 “제가 도울 수 있습니다”라고..
하남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 경기도 하남시 교산동의 선법사라는 절에는 고려시대에 새겨진 명문을 가진 마애불이 있다. 선법사는 태고종 소속의 작은 절이다. 2015년 10월에 갔을 때. 가을 모습. '극락보전'이라는 현판을 단 건물이다. 2021년 1월 14일. 코로나19로 어디 제대로 답사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가까운 곳을 조용히 다녀오기로 하고 춘궁동 東寺址의 석탑들을 보고. 근처 막국수 집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선법사로 이동. 춘궁동에서 거리는 2km 남짓으로 가깝다. 위 건물을 보고 사진찍은 위치에서 오른쪽을 보면 아래와 같은 바위가 있다. 얼마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채 조금 남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이런 모습. 불상이 새겨진 오른쪽 바위도 석질이 좋아서 표면이 아주 깔끔하다. 불상을 새긴 곳은 뾰족..
경주 남산, 제2부처바위 경주 남산 동쪽의 부처바위는 아주 잘 알려진 유적이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에 '제2부처바위'라고 불리는 곳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발견된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맨눈으로는 잘 안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빛이 잘 드는 시간이 아니면, 선으로 뭔가를 새긴 흔적은 확인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거의 구분하기 어렵다. 2917년 4월 23일. 오전에 들렀다. 부처바위가 있는 옥룡암 입구에는 몇 년 전에 만든 작은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마을로 들어가면, '월정사'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사설 암자가 있다. 이곳 뒷편의 산으로 잠깐 올라가면 큰 바위가 나오는데, 탐방객이 많아서 거주자를 괴롭히는 모양이다. 대문 입구에 "이곳은 사유지입니다"라고 매직펜으로 써두었다. 그런데 이 집을..
사드, 성주 성산동고분 2016년 7월 14일 답사. 박근혜 정권이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지로 확정한 곳이 경북 성주 성산이라고 하길래. 지도를 확인해보니 아래와 같음. 성주 읍내에서 '이천'이라 불리는 낙동강 지류를 건너 남쪽에 있는 산이 성산임. 지금도 공군 미사일기지가 있는 모양. 그래서 Daum 항공사진에는 숲으로 나옴. 그러나 위의 구글사진에는 모두 다 나옴( 유치하게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참... 지금이 1970년대도 아니고. 하기야, 한강 다리 건너면서 뻔히 보이는 서울 마포의 당인리발전소도 숲으로 나오니...) 어쨌던 사드 배치지를 확인하니. 이곳은 성주 성산동고분과 직선거리로 1km 정도 되는 곳. 늘 한번 답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으나 실행..
경주 야경 2016년 3월 2일 밤. 남들 다 찍어본다는 경주 월지의 야경을 찍으러 갔다가, 겸사겸사 첨성대까지 한 번 찍어봄. Sony A6000의 야경 모드로 찍은 것. 후보정을 하면 좀 나을테지만 그대로 올림. 동궁(東宮)과 월지(月池). 과거에는 안압지라고 부르던 곳이다. 안압지란 이름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붙여 부르던 것이고, 연못 바닥 발굴에서 나온 기와에 月池라는 글자가 찍힌 것이 있었다. 그리고 태자가 거처하는 공간이 동궁이었으므로, 임해전이 있는 인공호수를 이제는 '동궁과 월지'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겸사겸사 첨성대까지 걸어가서 찍어봄. 첨성도 서쪽의 능묘들. 무덤 뒷편으로 보이는 숲이 계림. 봄이 되면 경주시대 유적지에는 야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무척 북적인다. 특히 벚꽃이 필 무렵이면 인산인해..
연천 경순왕릉 15년 6월 27일(토). 전날 비가 내려서 하늘이 흰구름과 함께 파랗고, 기온이 조금 높은 편이나 30도까지는 아니라서 다니기 좋은 편이었다. 연천 경순왕릉. 신라 왕의 무덤들 중에서 유일하게 경주를 벗어난 능이다. 고려에 항복한 뒤에 개성에서 살다가 죽었으니 개성에서 가까운 곳에 묻힌 것이 어색하지는 않다. 그러나 원래 고향에 묻히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하면 조금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입구에서 군인들이 주민증을 검사하고 통과시켜주었었다. 무장공비 김신조 무리의 침투로라고 해서 그랬다. 그런데 이제 가보니, 초소는 사라지고, 대신에 왕릉 일대를 빙둘러싸고 철조망을 쳐놓았다. 유적지인 만큼 출입을 자유롭게 하고 이렇게 외곽을 둘러가며 울타리를 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앞쪽에서 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