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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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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상경용천부 이번 답사의 첫 일정은 발해의 상경(上京) 용천부(龍泉府)가 있던 흑룡강성 영안시(寧安市) 발해진(鎭)이었다. 2012년 6월 16일. 날씨는 썩 좋지 않았다. 구름이 많이 끼었고, 언제라도 비가 올 듯한 분위기에서 연길을 출발. 연길에서 돈화를 거쳐 고속도로를 부분적으로 이용하는 길도 있으나, 운전하시는 정선생님은 도문(圖門) 쪽으로 가서 왕청현(汪淸縣)을 지나 영안시로 들어가는 코스를 택했다. 시간은 비슷한데, 이 길이 구불길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짧다고... 덕분에 2시간 30분 가량 한적한 시골길 풍경들, 그리고 중국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임업구역들에 잘 가꾸어진 숲들을 한껏 감상하면서 '아름답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영안시에 가까이 와서 발해진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과거 일본인들이 붙인..
발해 건국지 동모산 2012년 6월 16일. 연길에 숙소를 두고 움직이려니 돈화 쪽 유적을 둘러보는 일정이 조금 애매해진다. 원래는 17일에 돈화와 화룡을 함께 둘러보려고 했다가, 16일 상경 용천부였던 영안시(寧安市) 발해진(渤海鎭)을 돌아보고 시간이 조금 남는 듯하여 돈화를 함께 보았다. 운전하신 정선생님께서 꽤 고생하신 날. 우리가 답사하는 기간은, 연길을 중심으로 그 일대가 3주째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 답사 내내 그랬다. 발해진에서 돈화까지 오는 길에서는 가끔 굵은 빗줄기를 꽤 오래 만나기도 했다. 돈화시내에서 을 잠시 보고, 다시 차를 몰아서 동모산으로 갔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고, 날도 약간 어두어지는 중이라서 큰 욕심은 내지 않고, 멀리서 원경 사진이라도 담고 가자는 생각..
영월 요선정 2010년 5월 31일. 흥녕사 징효대사비를 다시 살펴보러 간 길에 들렀다. 요선정(邀仙亭)은 나즈막한 언덕에 지은 정자에다가 마애불과 탑이 어우러져 있는데, 주변 경치가 좋다. 그리고 징효대사비가 있는 현 법흥사로 가는 길목에 있고, 또 늘 묵는 여관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다. 그래서 부근을 들러면 항상 빼지 않고 가보는 곳. 옆에서 보면 꼭 닭처럼 생 겼다. 불상의 윗부분을 도드라지게 새기고, 머리 위에는 덮개를 만들어 올렸다. 앞에는 청석탑이 서 있다. 파손이 심한 것을 억지로 시멘트를 써서 복구해놓은 상태. 요선정이라는 정자 자체는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1915년에 주민들이 세운 것. 좀 어려운 글자를 썼다. 맞이할 요(邀), 신선이라는 뜻의 선(仙) 자 대신에 같은 뜻을 가진 선僊) 자를 썼..
황남대총 특별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할 때는 가보지 못하여, 경주로 옮긴 특별전을 찾았다. 2011년 1월 11일. 서울보다는 많은 토기와 유물들이 전시실로 나왔다. 대부분의 유물이 경주박물관에 있으므로 당연한 일. 그래서, 서울 전시회보다는 경주박물관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토기만 해도 질과 양에서 어마어마하다. 왕의 관(棺) 내부. 발굴 당시의 유물 위치를 대략 복원해놓았다. 허리 쯤에 허리띠가 있고, 왼쪽 허리 부분에 큰칼이 놓여 있다. 그리고 저 끝 머리 쪽에는 금동관의 파편들이 보인다. 실제로는 이 금동관이 이마 위에 씌여진 채로 매장된 것이 아니고, 위치상 그보다 좀 아래를 덮은 모습이었으리라 추정한다. 그래서 머리에 쓰는 관(冠)이 아니라 일종의 데드마스크라는 견해도 나왔다. 그러나, 부장..
독도에서 30분을 머물다 2012년 4월 24일. 울릉도에서 거의 3시간 가량을 가야 독도에 닿는다. 바다 사정에 따라, 또 배 종류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좀 다른 듯. 도착한 시간이 거의 3시 반 가량 되었다. 오전에 울릉도를 떠난 배는 풍랑이 잦아들지 않아서, 배가 접안하지 못하고,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고 한다. 우리는 운이 좋았대나...어쨌대나... 옆 자리 아주머니들이 떠드는 소리. 일반 관광객들을 잠시 독도에 내릴 수 있게 하면서, 선착장을 넓히고 접안시설도 잘 갖추어놓았다. 독도는 동도, 서도 2개의 바위섬으로 되어 있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동도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서도는 갈 수 없다. 경비대나 어민들만 필요할 때 작은 배로 이동하는 듯. 400여 명이 한꺼번에 내리니, 내리는데만도 10분이 넘게 걸리고..
울릉도 독도박물관 등 2012년 4월 24일. 울릉도에 온 둘쨋날. 오후에 독도를 둘러보기 전에, 독도박물관과 향토유물전시관을 둘러보다.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의 잘 지은 건물이 독도박물관이다. 삼성에서 지어준 것. 그리고 그 앞의 작은 건물이 향토유물전시관. 그리고 독도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이다. 이 사진은 케이블카 안에서 찍은 것. ▼ 독도박물관에 전시된 [신묘명각석] 1937년 바다에서 건져낸 것. 2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이것밖에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1711년 삼척영장(三陟營將) 박석창이 울릉도 수토(搜土) 차 방문하여 새긴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조선정부의 정책은 먼 섬에 사는 주민들을 가능하면 육지로 옮겨살게 하는 방침이었다. '수토'의 임무란 이런 일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됐던 이런 기록들은 조..
울릉도의 신라 금동관편 2012년 4월 24일 오전. 오후에 독도가는 배를 타기로 되어 있어서, 오전에는 울릉도 향토유물전시관과 독도박물관을 돌아보고, 독도전망대까지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사실 울릉도 답사의 구실은 몇 군데 신라 고분을 살펴본다는 것도 있고, 더 중요한 것은 향토유물전시관에 있는 신라금동관 조각을 직접 확인해보려는 욕구가 가장 먼저였다. 그 다음이 좀 쉬며 걷고 경치 구경도 하자는 것이었고.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울릉도에는 신라 고분들이 있다. 적석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대부분 민가를 짓거나 농토를 만들면서 사라졌고, 그 내부의 유물들도 온전히 수습된 것이 없다. 다행히도 고분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나온 토기의 일부, 그리고 금속 유물의 파편들이 에 보관되어 있다. 현지에서 이런 유물을 수..
울릉도 남서고분군 2012년 4월 24일. 울릉도에 온 이튿날이다. 오전에 독도에 들렀다가 다시 돌아온 시간이 좀 늦었다. 도동항에 도착한 것이 5시 넘어서였다. 해가 늦게 질 것이고, 남서고분이 있는 곳이 울릉도 서쪽이므로 좀 늦은 시간에 가도해가 남아 있으려니 생각했다. 버스를 타고 서면 남서동에 도착한 때가 오후 6시 무렵. 생각을 조금 잘 못했었다. 좁은 골짜기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서, 하늘은 아직 훤한데, 골짜기는 벌써 해가 떨어져서 어두워지기 시작했었다. 그래도 부지런히 걷기 시작. 울릉도 서면 남서동. 서면에는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 작고 조용한 중학교도 있다. 작은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좁은 골짜기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좌우의 풍경은 육지에서 흔히 보는 모습과 다르다. 울릉도만의 특징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