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동쪽의 부처바위는 아주 잘 알려진 유적이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에 '제2부처바위'라고 불리는 곳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발견된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맨눈으로는 잘 안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빛이 잘 드는 시간이 아니면, 선으로 뭔가를 새긴 흔적은 확인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거의 구분하기 어렵다.
2917년 4월 23일. 오전에 들렀다.
부처바위가 있는 옥룡암 입구에는 몇 년 전에 만든 작은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마을로 들어가면, '월정사'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사설 암자가 있다. 이곳 뒷편의 산으로 잠깐 올라가면 큰 바위가 나오는데, 탐방객이 많아서 거주자를 괴롭히는 모양이다.
대문 입구에 "이곳은 사유지입니다"라고 매직펜으로 써두었다. 그런데 이 집을 거치지 않으려면 오른쪽으로 훨씬 돌아서 산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이 양해를 구하고 마당을 지나 산에 올랐다.
전체 모습은 이렇다. 윗쪽의 바위이다. 보이는 부분이 동쪽이다.
바위 왼쪽에는 한 가운데 큰 목탑이 있고, 상단부 왼쪽에는 불상이 보인다. 이번에는 햇살이 잘 비치는 시간을 택하여 불상의 얼굴에 눈과 입을 구별할 수 있다. 탑이 오른쪽에도 얼굴이 보인다.
바위 오른쪽에는 불상을 모신 전각이 있고, 그 오른쪽에는 나무가 새겨져 있다.
바위 전체의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살상의 하반신을 선각한 것이 보인다. 조금 일찍 왔더라면 이것도 잘 보였을텐데, 해가 이미 절반 가량 돌아가서 그림자가 져 있다. 어쩌면 더 일찍 와도 나무그늘이 가리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바위 위쪽에는 돌을 떼어낸 쐐기자국이 선명한데, 선각된 보살상의 상반신을 떼어간 것인지. 아니면 상반신이 환조(環彫)된 것을 떼어간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하다.
이쪽을 찍기 위해서는 아침에 더 일찍 찾아와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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